올해에만 영화 '유령', '길복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까지 선보였는데, 더 큰 건이 남아있었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에서 이솜은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 역을 맡아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 그의 파트너 인배(이동휘 분)와 힘을 합쳐 악귀를 쫓는다. 퇴마단의 홍일점이지만 전혀 밀리지 않는 기세로 활약을 펼친 유경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이솜은 "의연하고 단단한 캐릭터라 더 좋았다"면서 작품과 인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솜은 "귀신을 본다는 설정이라, 연기를 하면서 '진짜로 보지 않을까' 기대하고 열심히 봤는데 보이지 않더라"라며 "어떤 스태프분이 신점을 보고 오셨는데 '카메라 옆 올리브 나무 같은 사람이 빙의가 된다'는 말을 들으셨다는데, 아무리 찾아도 올리브 나무 같은 사람이 안 보였다"면서 유쾌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평소엔 '귀신의 집'도 무서워한다"고 할 정도였지만, "우리 영화는 굉장히 재밌게 봤다"면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귀신도, 천신도, 신령도 모두 볼 수 있어 악귀도 탐낸다는 유경의 눈이기에 '천박사 퇴마 연구소'에서는 이솜의 눈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이 여럿 등장한다. 이솜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촬영 내내 헤어스타일과 비슷한 톤의 붉은빛이 가미된 컬러 렌즈를 착용했다. 장시간 착용하면 불편한 렌즈를 끼고 촬영장 곳곳을 누볐지만 "지칠 줄 모른다"는 평을 받았던 이솜이었다.
이솜은 "원래는 체력이 더 좋았다"면서 쑥스러워하며 미소 지었다. 이어 "한해 한해 지나가면서 느껴지는 게 다르다"며 "예전엔 가만히만 있어도 충전이 됐다면, 요즘은 쉬는 날엔 운동 외엔 뭘 안 하면서 최대한 쉬려 한다. 그런데 쉬는 날이 많진 않다"면서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유쾌하고 귀여운 입담으로 순식간에 상대방을 반하게 만드는 매력의 소유자였기에 촬영장에서 강동원, 이동휘와 호흡을 맞추면서도 돈독한 관계를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동휘에게는 "제가 먼저 다가가 장난을 칠 수 있었던 유일한 상대 배우였다"며 "낯을 가려서 먼저 말 거는 걸 힘들어하는데, 초반에 안 친했을 때에도 다가와서 말도 걸고 장난도 치고 편하게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모델로 시작해 필모그라피를 쌓아 오면서 카리스마 있거나, 사연이 있는 인물을 주로 연기했지만 인터뷰 내내 '까르르' 웃으며 환한 미소를 보여줬던 이솜은 "평소의 저는 활발한 편"이라며 자신의 실제 성격을 소개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에서도 침착하지만 대담하게 행동하고, 동생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솔직하고 유쾌함이 돋보였다.
그런 이솜이 "욕심이 난다"는 장르는 '액션'이었다. "액션을 많이 하지 않았냐"는 반문에 이솜은 "제가 그런 장르를 여럿 출연하긴 했지만, 직접 액션을 하진 않았다"며 "한 살이라도 어리고, 체력이 있을 때, 더 빨리 액션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러면서 "특공무술을 배웠다고 소문이 났는데, 그게 아니라 킥복싱을 배웠다"며 "운동으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하면 정말 아픈데 스트레스는 풀린다"며 준비된 액션 연기자임을 강조해 폭소케 했다.
쉼 없이 작품 활동하고 있지만 "운동을 해야 체력이 생기듯, 일을 해야 에너지가 생기고 더 힘이 난다"는 이솜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저에게 없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개인적인 재미도 있지만, 함께 작품을 만드는 매력이 큰 거 같다"며 "데뷔 후 연기를 시작한 지는 10년 정도 된 거 같은데,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고 '이전에 이런 부분을 알았으면 어땠을까' 후회한다"고 전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업을 하면 기분이 좋아요. 하루하루 배우면서 자극받으며 촬영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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